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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취미생활/롤 이슈

전세계 서버 도장깨기 "TF 블레이드"의 기묘한 한국서버 도전기

TF 블레이드. 유튜브 롤 매드 무비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스트리머입니다. 이렐리아/잭스/트린다미어를 주 챔프로 다루고 화려한 피지컬로 라인전과 한타를 압도하여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탑 캐리 하는 그야말로 탑솔들의 로망을 실현해내는 스트리머로 많은 주목을 받았죠. 단순히 겉멋만 들어서 화려한 게 아니라 전 세계 서버 1등 달성이라는 콘텐츠로 더욱 유명합니다. 북미 팀 리퀴드 소속의 프로게이머지만 나이 제한으로 대회 출전을 못하고 서브에 머물던 그에게 팀에서 연습의 일환으로 라이엇에서 제공하는 슈퍼계정으로 전 세계 주요 서버에서 1등을 달성하는 프로젝트죠. 실제로 그가 북미, 서유럽, 동유럽, 라틴 아메리카 서버 1등을 찍고 2월 12일, 스스로 끝판왕에 도전한다며 한국 서버에 도전하게 됩니다.

 

이란 태생의 캐나다 국적 애쉬칸 호메윤 'TF 블레이드'

 

국내의 많은 팬들은 블레이드가 과연 한국에서도 1등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인지 갑론을박하며 커뮤니티를 한창 뜨겁게 달구었는데요. 저 역시도 흔한 심해의 탑솔러로서 그가 과연 한국 서버에서 1등을 할 수 있을 것인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더욱이 당시 한국 서버 1등이 트할 선수였기 때문에 상체 메타이기도 하고 정말 1등 가능할 수 도 있겠다 생각하기도 했고요. 

 

TF 블레이드 인터뷰 일부분. 탑잘알 인정

 

흔히 '한국 서버 다이아 1 티어=북미 챌린저'라는 속설들이 커뮤니티에 돌긴 했지만 TF 블레이드의 등장으로 한국 서버의 난이도가 전 세계 서버에 비해 어느 정도인지 대략적으로 가늠을 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피지컬이 화려해봤자 메카닉적으로나 운영으로나 한국 천상계 티어는 '롤의 정수'로 평가받는 만큼 한국에서만큼은 힘들 것이다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수많은 탑솔 유저들의 응원과 기대를 받은 것도 사실입니다. 

 

 

이제는 '1부 리그'로 인정받는 LPL 리그가 코로나 사태로 무기한 개최 연기에 돌입하면서 떡밥이 부족했던 국내 롤 커뮤니티는 온통 TF블레이드의 이야기로 도배됩니다. 그리고 그의 한국 서버 최정상 등반이 시작되는데...

 

2월 12일 오전 9시에 한국 서버 플레이를 시작. 오후 1시 기준 8승 0패를 했으나 브론즈 3(매칭은 골드 2~3)에 배치 -슈퍼 계정이지만 MMR 보정을 넣지 않음-

2월 14일 오전 6시 기준 골드 2 -매칭 구간은 다이아 3~4-

2월 17일 오후 3시 기준 다이아 3 -매칭 구간은 다이아 1~2-

2월 18일 다이아 1로 승격

2월 19일 마스터 승급전에 돌입했으나 1승 후 3연패로 승급 실패

2월 20일 마스터 승급 성공

2월 21일 그랜드 마스터로 승급 -방송 종료 직전 이틀 안에 챌린저를 가겠다고 선언. 최종 목표인 1등은 일주일 안에 찍을 것 같다고 언급-

2월 23일 그랜드 마스터 250LP

2월 25일 그랜드 마스터 287LP

2월 27일 그랜드 마스터 331LP

2월 28일 193승 108패 394점으로 챌린저 달성

2월 29일 챌린저 464LP

3월 1일 챌린저 546LP

3월 2일 챌린저 582LP

3월 3일 챌린저 621LP

3월 5일 챌린저 606LP

3월 6일 챌린저 543LP

3월 8일 챌린저 558 LP

3월 10일 챌린저 692Lp, 래더 랭킹 100위를 달성

3월 12일 한 달 기한이 지나서 계정이 회수된 것이 아니라 욕설로 신고당해서 계정이 회수

 

최종 성적은 챌린저 644LP, 100위권 밖.

 

수많은 국내 롤 스트리머 사이에서 조회수 꿀단지 취급받으며 매치되는 족족 유튜브에 박제되는 등 예상보다 더 화젯거리가 되었지만 결국 그의 도전은 실패로 돌아갑니다. 실력은 없는데 방송 BGM이 너무 좋아서 '브금형 탑솔러'로 조롱당하고 그를 향한 비난으로 도배된 채팅창, 1 데스 할 때마다 커뮤니티에 박제되어 웃음거리가 되는 등 수많은 수모를 겪기도 했지만 인터뷰에서 본인의 실력 부족을 인정하지 않고 메타 흐름을 탓하는 등 비겁한 모습을 보이는 점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습니다. 또 본인 마음에 안 든다고 플레이어에게 따로 귓말까지 해가면서 듣기 불편한 말을 하는 등 다소 이해할 수 없는 난행을 하기도 했는데요. 

 

많은 국내 팬들이 추악한 그의 인성질에 등을 돌려버림

 

거기다가 인종차별로 오해받을 수 있는 제스처까지...

 

본인은 눈을 마사지한거라는데...

 

이윽고 팬들은 그를 실력도 없는데 멘탈까지 쓰레기 '블붕이'로 부르기 시작

 

 

국내 프로게이머들은 그와 한 팀에 잡히게되면 기피하는 현상까지 보입니다. 이기적인 플레이로 팀원들이 고통받게되는 데 게임을 이겨주지도 못하니까요.

 

블레이드가 한국말을 할 줄 알았다면 굉장히 슬펐겠어요

 

폭력적인 언행이 한 두번에 그치지 않고 계속되자 이윽고 라이엇은 그의 슈퍼 계정을 회수해버립니다.

 

 

결국 그는 3월 13일 미국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의 이번 한국 서버 플레이에 대한 평가를 게임 내적으로만 정리해보자면,

 

1. 코로나 사태의 영향으로 LCK가 1라운드를 끝으로 휴식기에 들어가면서 프로게이머들의 솔랭 비중이 높아지고 LPL 프로게이머들 역시 리그 휴식기 동안 국내 서버에 대거 유입된 점.

2. 다소 이기적인 그의 플레이는 팀원들의 부분적인 희생을 요구하게 되고 그 대가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함.

3. 이렐/잭스/트린다미어 같은 성장형 스플릿 챔프만 고집하면서 조합/운영 상의 한계가 드러나고 장기인 피지컬 부분에서조차 상위권 티어에서 먹히지 않음.

4. 그간 느린 템포의 게임에서 '충분히 성장하고-캐리 한다'라는 공식으로 플레이했지만 라인전 초반에 강한 픽으로 찍어 누르고 난 뒤 잦은 갱/로밍 등 라인전 개입이 활발한 한국 솔랭에서는 이게 먹히지 않음.

5. 게임이 본인 뜻대로 풀려가지 않으면 남 탓, 욕설 비매너 행위를 남발하는 유리 멘탈.

6. 종합적으로 좁은 챔피언 폭, 운영 이해도 결여.

 

굳이 풀어서 쓰자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지만 쉽게 말해서 챌린저 1위를 노릴 만큼의 실력은 아니라고 결론지을 수 있겠습니다.

 

그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봤던 유저 중 한 명으로써 사실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든 것은 사실입니다. 한국 서버 플레이 내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팬들이 지켜보는 와중에 그의 비매너 행위, 게임 내적 실력 한계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죠.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이 뛰어난 피지컬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최고의 자리로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걸 증명할 수 있었던 유의미한 사례겠네요.(사실 그 피지컬조차 한국 솔랭에서 밑천이 드러난 느낌)

 

그가 언젠가는 한국 서버에 다시 도전한다고 했으니 돌아온 그 날에는 조금 더 성숙해진 모습과 향상된 실력으로 즐거움을 줬으면 좋겠습니다. 과정이 어쨌든 어린 외국 청년이 생면부지 타국에서 다소 건방져 보일 수 있는 도전을 한다는 것이 흥미로웠으니까요. 

 

TF 블레이드의 방송 메인을 끝으로 마무리해보겠습니다~!